전례/전례이야기

[스크랩] 2011.5.24 부활 제5주간 화요일 - 평화의 쓰나미,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태우리스 2011. 5. 29. 09:48

 

평화의 쓰나미

 

 

오늘은 ‘평화’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샬롬(평화)’, ‘알렐루야(주님 찬미)’, ‘인샬라(하느님께 영광)’ 참 좋은 인사말입니다.

 

참 좋은 주님의 선물이 ‘평화’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세상을 떠나시면서 제자들에게 평화를 선사하셨고, 부활하신 후에도 제자들에게 우선적으로 평화를 선사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의 서두 말씀은 제가 고백성사 보속 시 처방전으로 가장 많이 써드린 말씀입니다. 하여 공동번역 성경 224-225페이지가 손때가 묻어 누렇게 바랬습니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는 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마라.”

 

대부분의 이들이 이 말씀을 듣고 환호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합니다. 그토록 세상살이가 고단하고 어렵다는 것입니다. 불안과 두려움에 쫓기듯이 살아가는 사람들, 하여 평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 평화요, 여기 수도원이, 또 우리 수도자들이 줄 수 있는 참 좋은 선물도 평화입니다. 평화로운 미소에 이자처럼 따라 붙는 행복이라 합니다. 많은 이들 역시 주님의 평화와 위로를 찾아 끊임없이 수도원을 방문합니다. 이런 평화가 내적 힘의 원천입니다. ‘그래서’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평화요, 아무도 앗아갈 수 없고 세상이 줄 수 없는, 주님만이 줄 수 있는 평화의 선물입니다.

 

어제 읽은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합니다. 오프닝 무대에 등장한 최 민수에게 MC가 “결혼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최 민수는 “쓰나미다. 한방에 훅 간다.”고 답해 MC들을 화들짝 놀라게 합니다. 이어 최민수는 "여태 살아오면서 갖고 있었던 무언가가 있지 않았겠냐."며 "결혼을 하니까 그게 다 없어졌다. 그 말이다"고 설명합니다. 저는 즉시 수도생활을 연상하며 공감했습니다. “수도생활이 무엇이냐?” 묻는 다면 “쓰나미다. 한 방에 훅 간다. 여태 살아오면서 갖고 있었던 무언가 있지 않았겠냐? 수도생활을 하니 그게 다 없어졌다.”대답해도 그대로 통합니다. 행복한 고백입니다. 이게 맞는 말입니다. 이래야 부부공동생활이요 수도공동생활입니다. 쓰나미란 말에 또 곧장 연상된 게 미사였습니다. ‘미사는 평화의 쓰나미다. 평화의 쓰나미가 우리 내면의 모든 부정적 감정들을 쓸어가고 평화로 가득 채우는 평화의 쓰나미, 미사 시간이다.’라는 묵상이 참 은혜로웠습니다.

 

매일의 미사를 통해 주님 주시는 평화가 내적 힘의 원천입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말씀처럼 우리 모두 평화의 사람이 되어 살 게 합니다. 그러니 주님께 ‘평화를 달라.’고 기도할 게 아니라 더 큰 욕심을 내 주님의 ‘평화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기 바랍니다. 사도행전에서 온갖 시련과 박해에도 불구하고 바오로와 바르나바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힘의 원천은 바로 주님의 평화와 기쁨이었습니다. 평화의 샘, 기쁨의 샘이신 주님께 연결된 삶이었기에 지칠 줄 모르는 이들의 열정이었습니다. 그들은 제자들의 마음에 힘을 북돋아 주고 계속 믿음에 충실하라고 격려하면서 “우리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합니다.” 하고 말합니다. 그리고 교회마다 제자들을 위하여 원로들을 임명하고, 단식하고 기도한 뒤에, 그들이 믿게 된 주님께 그들을 의탁합니다. 얼마나 기민하고 역동적인 선교활동인지요. 새삼 주님의 평화와 기쁨이 활력의 원천임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평화의 쓰나미 미사를 통해 우리의 부정적 감정들은 말끔히 쓸어버리시고 당신의 평화와 기쁨으로 가득 채워 주시어 당신 평화의 사람으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아멘.

출처 : 하늘을 담은 窓_인디고 유니콘
글쓴이 : 짚풀 김만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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